🪴작은 집 하나로 이어지는, 록록정원 생명의 이야기
지난주, 간만에 내린 봄비는 다음 날이면 그칠 거라 했지만 예보와는 다르게 그날 오후까지도 조용히, 그리고 꽤나 성실하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써도 어깨가 젖고, 가만히 서 있으면 바람에 몸이 먼저 움츠러드는 날씨.
그럼에도 매헌시민의숲 록록정원(@littlewetforest) 에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록시땅 코리아(@loccitane) 임직원들과 함께, 정원을 다시 돌보고 이어가는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조성을 마친 이후, 다시 찾은 자리.
지난 계절에 만들어진 정원 위에, 이 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하루를 더했습니다.
이날은 특히 벌볼일있는사람들(@beolbolil_itneun_saramdeul)의 ‘조수정’ 대표님의 안내로 도시 속 야생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해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임직원들과 함께, 작년에 만들어두었던 비하우스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작은 구멍과 틈 사이에 남겨진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니, 이곳이 단순한 ‘정원’을 넘어 이미 작은 생물들의 ‘서식지’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어요.
야생벌이 머물렀던 자리, 자연의 재료로 만든 비하우스, 그리고 이들이 찾아다니는 먹이식물까지. 정원 곳곳에서 발견되는 흔적들을 바탕으로, 야생벌이 어떤 환경을 필요로 하고 어떤 식물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도시 한복판에서도 생명은 충분히 자리를 잡고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음을 함께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자연 재료로 비하우스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자연의 재료들을 하나씩 채워 넣으며 야생벌을 위한 ‘작은 집’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야생벌이 실제로 선호하는 재료와 구조를 고려해 보다 실제적인 서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어디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며 정원 안을 몇 번이나 오가며 햇빛과 바람, 식물의 흐름을 살피며 자리를 정하는 모습들 속에서 더 나은 서식지로 만들고자 하는 따스한 마음이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꽃샘추위가 다시 찾아온 듯한 날씨 속에서 찬 바람과 빗방울은 쉽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그럼에도 손을 멈추지 않고 정원을 가꾸는 풍경은 이 공간이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어요.
도시의 숲과 정원은 한 번의 조성으로 완성되지 않죠.
이렇게 다시 찾고, 살피고, 함께 손을 더하는 과정 속에서 조금씩 더 단단해지고, 생명의 층위를 넓혀갑니다.
록록정원은 그 이름처럼, 록시땅 코리아와 함께 도시의 생물다양성을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답니다. 비를 머금은 하루 끝에서, 정원은 또 한 번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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